우선, 분쟁은 어떤 주체에 의해 어떤 방식으로 해석되어 해결되느냐는 사실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실제로, 일반적으로 IP의 분쟁 판결은 창작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은 경우가 많으며 특히 거대한 법률팀을 꾸린 회사들을 상대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를 위해 Story는 블록체인의 중립성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아이디어에 착안하여 만들어지게 되었다.
"분쟁 절차가 100% 정확하고 100% 신뢰할 수 없다면, 임의의 결과를 낳는 또 다른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없다." 라는 일부 지적과 관련하여 - 분쟁 절차란 것이 본질적으로 특정 주체에 의해 주관이 개입되는 것이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또 다른 복잡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에 이러한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혁신에는 위험과 실패가 뒤따르듯이, 이것이 우리가 절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우려이기 때문에 시도조차 이뤄지지 않으면 안된다는 이유는 될 수 없다. 일례로, 110%의 신뢰성을 전제로 개발된 수많은 로켓들조차도, 실제로 채택되기 이전에 수차례 폭발을 반복하였다. 또 다른 예로, PoW를 사용하는 비트코인과 PoS를 사용하는 이더리움도 "100% 안전하고 100%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은 아니지만 우리는 이러한 네트워크들을 활용하여 여전히 많은 실험들을 행하고 있다. 물론, IP는 합의 측면에서 이러한 사례들을 다루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일 수 있다.
아래와 같은 주제를 통해 내 생각을 전개하여, 당신께서 지적해주신 바를 하나씩 설명해보려 한다.
결국 모든 분쟁 문제 해결의 핵심은 ‘합의 문제’로 귀결된다. 사실, 돈과 블록체인, 그리고 우리 삶의 대부분의 영역은 기술적 합의, 경제적 합의, 그리고 사회적 합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반을 두고 있다.
만약 누군가가 2008년에 사토시의 백서를 읽고 이렇게 말한다고 가정해보자: "이 네트워크는 절대 작동하지 않을 거야! 돈은 조개껍질을 화폐로 사용하던 시절부터 불합리한 폭력이 존재했고, 베니스의 대출자들은 정기적으로 터무니없는 이자율을 부과했으며, 오늘날의 법정 화폐도 제롬 파월과 단일 금리 결정에 의존하고 있어. 게다가, 사기 행위는 수요자와 공급자 모든 측면에서 만연해 있고, 결국에는 중재자가 필요한 경우가 많지. 아무도 비트코인을 ‘신뢰하기 때문에 사용’하고 싶어하지는 않을 거야. 되려, 정부가 총기와 폭력을 통해 금융 시스템을 규제한 것 자체가 기적이야!"
솔직히 말해서, 위와 같은 일부 지적은 이러한 비약적 논리의 흐름속에 내려진 결론과 닮아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나가고 있는 과정 중에 있는 것이 바로 비트코인 및 모든 스마트 컨트랙트 플랫폼이며, ‘합의’ 는 그 해결 과정 중 핵심적인 도구이다.
마찬가지로, Story 역시 모든 것이 완벽하지 않은, 편향되고 주관적인 시스템들이 즐비한 환경속에서 시작하고 있고 '창의성 증명(Proof of Creativity)' 이라고 하는 도구를 통해 프로토콜을 만들고 있다 - 이 합의 매커니즘은 이더리움의 PoS와 같이 프로그래밍적으로 슬래싱이 동작하는 구조라기보다는 주관적인 합의에 의해서 동작하는 요소가 많다.
하지만 여기서, 주관적인 합의가 100% 제거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결제 사기의 상황을 가정해보자. 이 사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결국 주관적 합의로부터 시작하여 해결을 해야할 터인데 이 경우,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서 누가 옳고 그른 지 어떤 기준에 의해서 판단할 수 있을까? 스테이블 코인은 전 세계의 결제 시스템을 대체할 것이라 기대되지만, 누구도 명쾌하게 해결할 수 없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하여서 스테이블 코인 시스템이 비판받는 경우는 없었다.
물론 지적 재산권(IP) 문제는 특히나 주관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된 합의 문제라는 것은 사실이기에, 이에 대한 명쾌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수 있다. 역사적으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과 같은 탈중앙화 네트워크들이 먼저 등장해야 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으며, 우리는 그간 어떠한 시도들과 행동들이 명쾌한 합의를 이룰 수 있는 지에 대해 계속해서 배워오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Story 역시 발전하고 이러한 도전과제들에 직면하게 될수록 더욱 발전해나갈 것이다.
"기본적으로 Story Protocol에서 제안하는 '분쟁 모듈'을 신뢰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 과정은 완전히 열린 포럼에서는 무작위로 등장한 사람들 간의 끝없는 논쟁이 되거나, 혹은 누구에게 무엇이 속하는지를 결정할 권리도 없고 아무런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는 기관에 의해 자의적으로 결정이 내려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서 깊이 공감하는 바이지만, 사실 그렇게 비관적으로 바라볼 사안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는 모든 시의회, 헌법 회의, 그리고 모든 DAO(탈중앙화 자율 조직)들이 동작하는 방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시행착오 과정을 겪으면서 혁신은 이루어질 수 있다. 더욱이, (나중에 다루겠지만) 분쟁 모듈은 '신뢰의 시장(MARKETPLACE OF TRUST)'을 창출하여 사람들은 이 시장 속에서 어떤 심의도 포함하지 않는 분쟁 메커니즘을 선택할 수도 있다 - 대신 투표 혹은 스테이킹이 요구된다.
"지금 이 자리에 드럼 소리의 주인으로서, 나의 드럼 머신을 사용해 음악을 만든 모든 사람들에게 돈을 요구합니다." - 이러한 예시는 현재 시스템의 문제점을 완벽히 묘사하고 있다.